과학의 첨단에서(과학적인 접근)

근년에 들어 폭발적으로 쏟아져 나온 과학 이론들은, 우리가

그 간 세계를 이해해 온 방식의 지평을 확장하고 있다. 물론 이

이론들은 수백 년 간 믿어 왔던 자연 법칙 중 많은 부분을 그

대로 수용하고 있기도 하다. 예를 들어 물리학의 법칙 중 가속

도의 법칙을 생각해 보자. 쇠로 만든 공을 낙하시킬 때 특정한

가속도로 낙하하게 된다는 사실은 누구나 알고 있는 사실이다.

화학의 법칙 역시 그러하다. 수소와 산소를 특정한 조건에서

결합시키면 물이 된다는 사실들은 실험으로 입증할 수 있다.

뿐만 아니라 어떤 항생제가 어떤 세균을 억제할 수 있는지도

널리 알려져 있다.

그러나 근래의 과학적 발전은 우리의 사고방식을 완전히 뒤바

꿔 놓기도 하였다. 아인슈타인의 상대성 이론과 통일장 이론은

한때 우리 인류가 실제라고 믿고 이해해 왔던 앎의 영역을 극적

으로 바꿔 놓았다. 건물 위에서 떨어뜨린 쇠로 만든 공은 동시에

지구의 일부, 태양계의 일부, 나아가 은하계의 일부로서 전혀

다른 방향으로 운동하고 있다. 그뿐인가? 사실 쇠로 만든 공은

이제 더 이상 ‘고체’ 라기보다는 운동하고 있는 입자들, 즉 원자

와 분자들의 집합인 것으로 알려져 있다. 또한 이공이 운동할

때 미세하지만 확실히 존재하는 ‘파동’이 지구와 우주 전체에

영향을 준다는 사실도 알려졌다.

이런 것으로 미루어 볼 때, 비록 우주에 대한 기종의 법칙과

개념이 아직도 여전히 가치를 지니지만, 새로운 과학적 근거와

이론들 속에서 새로이 조명되어야 한다는 점도 자명하다 하겠다.

나아가 이런 극적인 과학의 발전은 인간의 마음에 대한 연구와

가능성에도 영향을 준다는 사실을 알 수 있을 것이다.

우리가 먼저 던져야 할 질문은 우리 몸은 과연 무엇을 실제로

인식하는가? 하는 점이다. 우리가 보고 듣고 만지고 냄새 맡고

맛보는 것들인가? 아니면 우리의 오감으로는 감지하지 못하는

다른 어떤 실상이 존재하는가? 우리 마음이 무엇이 사실인지에

대한 우리의 ‘믿음’을 바꿔 놓을 수 있을까? 마음의 변화가 우리

의 건강과 행복에도 영향을 미칠 수 있을까?

일례로 과거 우리는 외적인 조건과 그에 대한 우리 몸의 반응

사이에는 분명한 경계가 있다고 믿어 왔다. 일정 시간 이상 물을

마시지 않으면 갈증을 느낀다. 반대로 적절한 시간 간격으로 충

분한 물을 마신다면 갈증을 느끼지 않을 것이다. 그러나 영화

<아라비아의 로렌스> 의 예에서처럼 메마른 사막 풍경에 몰입

했던 관객들은 신체가 물을 얼마나 소모했는지가 갈증을 느끼게

하는 유일한 요소가 아님을 이미 체험하였다. 목마름, 배고픔,

그 밖의 다양한 신체 반응들은 외적인 실제만이 아니라 우리가

무엇을 ‘실제’라고 믿는가에 크게 의존하고 있음을 알 수 있다.

이 점을 더욱 자세히 하기 위해 마음이 몸에 미치는 극적인 영

향을 잘 드러내 보이는 두 가지 특이한 현상에 대해 살펴보기로

하자. 먼저 꿈이 신체에 미치는 영향을 살펴보고 두 번째로 상상

임신이라는 다소 기이하기까지 한 현상에 대해 알아보기로 하자.

60여 년 전, 어떤 과학자가 새벽 다섯 시에서 여섯 시 사이에

많은 환자들이 사망한다는 사실을 알게 되었다. 또한 수면중 협

심증 발작을 일으키는 경우, 갑작스레 잠에서 깨어나는 현상과

밀접한 관련이 있다는 사실도 알게 되었다. 그 후 연구를 통해

수면-협심증 발작의 관계에 대한 관찰이 깊이 이루어졌고 심하

면 사망에 이를 수 있는 발작의 상당수가 꿈과 관련이 있음을 밝

힐 수 있었다.

J. B. 노울린 박사 팀은 심장과 뇌의 전기적 활동을 측정할 수

있는 정밀한 EKG 장비 등을 이용하여, 보통 꿈을 꿀 때 나타난

다고 알려진 REM 수면과 협심증 발작이 밀접하게 관련되어 있

음을 연구하였다. 이들의 연구에 따르면 협심증 발작으로 깨어

나는 경우 대개 환자의 꿈은 크게 다음 두 가지 중 하나라고 한

다. 그 첫째는 격렬한 신체적 활동을 하는 꿈이고 두 번째는 두

려움, 분노, 괴로움과 같은 불쾌한 감정을 느끼는 꿈이라고 한다.

물론 꿈을 꾸지 않는 상태에서도 협심증 발작은 일어난다. 하

지만 꿈이 협심증을 야기하는 중요한 원인이라는 사실에 대한

많은 근거들이 존재한다. 그 이유는 무엇일까? 꿈을 꾸는 동안

우리 마음이 꿈을 실제 이러나는 일이라고 믿게 되면 그에 따라

몸이 반응하기 때문이라는 설명은 지극히 명백하고 타당한 일

일 것이다. 우리가 꿈 속에서 전력질주를 한다면 비록 우리 몸은

누워 자고 있을지라도, 전력질주 하는 것과 같은 신체적 반응을

불러 올 수 있다. 따라서 이부자리 밖으로 나간 일이 없다 하여

도 전력질주 한 것과 같이 피로와 근육통을 느낄 수 있는 것이다.

십이지장 궤양 환자들을 대상으로 한 연구를 보면 꿈은 위산

분비 증가와도 밀접한 관련을 맺고 있다고 한다. R. H. 암스트롱

박사 팀의 연구에 의하면 다섯 명의 십이지장 궤양 환자들중 네

명이 수면중 꿈을 꾸는 시기와 위산 분비 정도가 깊은 관련을

보였다고 한다. 암스트롱 박사는 비록 전부는 아닐지라도 많은

경우 십이지장 궤양 환자들의 꿈은 위산 분비를 크게 증가시키

며, 꿈을 꾸지 않는 시기에는 주목할 만한 위산 분비증가는 관찰

할 수 없었다고 결론지었다.

믿음과 신체가 얼마나 밀접한 관련을 맺고 있는지에 대한 증거

가 될 수 있는 또 하나의 현상은 ‘상상임신’ 이다. 상상임신이란

여성이 자신이 임신하였다고 믿고 그에 따라 임신에 의한 다양한

신체적 증상을 나타내는 것이다. 상사임신은 ‘심신 관계 현상의

가장 오래된 예’ 라고 할 수 있을 것이다. 실제로 기원전 300년경

에 이미 히포크라테스는 ‘자신이 임신했다고 믿어 월경이 중단되

며 자궁이 부풀어 오르는 여성들’ 열두 명에 대한 기록을 남겨

놓았다. 블러디 메리로 악명 높은 16세기 영국 여왕이었던 메리

튜더는 상상임신을 반복아였는데 임신증상이 아홉 달 간이나 지

속되었으며 그 절정은 두 번의 상상분만으로 장식하였다.

심지어 오늘날에도 상상임신은 여전히 일어나고 있다. 생리불순

과 하복부 팽만은 정상적인 임신과 유사할 정도로 흔히 일어나며

개중에는 유방의 크기와 형태, 조직의 변화가 일어날 뿐 아니라

모유를 분비하는 경우까지 있다. 심지어는 상상임신4~5개월에

태아의 움직임을 느끼는 경우도 있다. 어떤 환자들의 경우는 이같

은 증상이 너무나 생생한 나머지 의사들조차 오진하게 만든다. 한

연구에 따르면 40명의의사들이 스물일곱명의 상상임신 환자들을

검진한 결과 의사들 열여섯 명이 환자들 중 아홉 명에 게 실제로

임신이라는 진단을 내렸다. 그 환자 중 하나는 남성이었다.

상상임신의 정확한 원인은 아직 명확하지 않지만, 몇 가지로 설

명하고 있다. 개중에는 임신에 대한 공포나 반대로 아기를 갈망하

는 경우와 같은 심리적 요소를 중요하게 놓고 보는 입장도 존재

한다. 종종 상상임신의 원인 중에는 실연이나 불임과 같은 절망

적인 상황을 들 수도 있다. 심리적 원인에 따른 신체의 변화는

뇌의 일부인 뇌하수체와 시상하부 호르몬의 분비 변화 때문에

일어난 일이라 할 수 있다.

꿈과 상상임신 현상을 살펴볼 때 개인적인 믿음이 얼마나 강렬

한 영향력을 가지는지 명백하다. 심장, 위 그리고 자궁에는 눈도

귀도 없다. 따라서 이들 장기를 지배하는 것은 우리의 뇌에서 전

달되는 신호이다. 우리 신체의 장기들은 우리 마음이 실제라고

믿는, 그리하여 이들 장기에 전달해 주는 신호를 실제로 받아들일

뿐이다.

뇌가 어떻게 실제를 만들어 낼 수 있는지에 대해 이해하기 위해

수백억 개의 세포로 구성된 우리 뇌를 아직 연결이 다 되지 않은

거대한 회로로 상상해 보자. 우리가 새로운 현상을 경험하거나

알게 될 때마다 신경 세포 사이에 새로운 연결이 이루어진다. 아

기가 사과나 오렌지 같은 친숙한 사물을 여러번 접하게 되년 사

과와 오렌지에 대한 회로가 형성된다. 이후 이 아기는 매번 이것

이 사과인지 오렌지인지에 대해 새로 학습할 필요가 없다. 아기는

이미 만들어진 뇌의 회로를 사용할 뿐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