구조주의 적용의 분야와 문제점

엄밀한 의미에서의 구조주의의 적용은 몇 가지 분야로 나누어서 살펴볼 수 있을 것이다. 구조주의가 가장 먼저, 그리고 구체적으로 성과를 거두기 시작한 분야는 고전문학 그 가운데에서도 구비문학연구를 통해서이다. 구조주의는 60년대 말부터 활발하게 이루어진 구비문학 연구에 이론적인 토대를 제시했다. 특히 구조주의는 민담과 설화에 대한 연구를 통해 가장 구체적인 성과들을 내기 시작했으며 이는 프랑스의 경우에서도 레비 스트로스의 구조인류학을 통해 구조주의의 이론적 성과들이 빛을 발했던 것과 일맥상통한다고 볼 수 있다. 다음 인용문은 구조주의 방법론과 민담연구의 밀접한 관계를 잘 보여준다:

문학연구에서 구조주의 방법은 매우 다양하게 적용되어 왔다. 그 중에서도 특히 서사문학을 연구하는 방법론으로서의 구조주의의 역할은 매우 뚜렷한 것이다. 연구대상으로서 서사문학과 방법론으로서의 구조주의는 성격상 일치하는 것으로 볼 수 있다. 서사의 분야는 한편으로는 신화로부터 다른 한편으로는 현대소설에 이르기까지 걸쳐 있는데, 이들은 어떤 구조적 특성들(인물, 상황, 행동, 예절)을 지니고 있고, 그래서 그들은 구조주의자들에게 연구의 훌륭한 영역을 제공하였으며, 가장 발달된 분야가 되었다. (…) 민담을 소위 서사문학 중 기록문학인 소설을 제외한 거의 전 분야에 걸친 개념으로 볼 수 있으며, 따라서 서사문학이 가질 수 있는 구조적 특성을 거의 포용한다 하겠다. 따라서 구조주의 방법론과 민담 연구의 맺어짐은 매우 자연스러운 일로 보인다.40)

문제는 신화나 전설 그리고 민담 등에 적용되었던 구조주의 이론을 복잡하고 까다로운 현대의 텍스트들에 적용할 때 생겨난다. 왜냐하면 현대소설이나 현대시는 예컨대 민담에서 목격할 수 있는 병립적 구조, 즉 갈등이 선/악, 본향인/이방인, 자연적인 것/초자연적인 것, 부모/자식 등으로 양분되어 나타나는 구조로는 파악되기 힘든 경우가 많기 때문이다. 즉 현대문학의 경우 텍스트 내에서 발생하는 의미작용이 설화나 민담보다 훨씬 더 복잡하고 치열한 양상을 드러내기 때문이다. 구조주의의 이론적인 성과를 민속학에 훌륭하게 적용했던 김열규도 <현재까지 수록․채집된 우리 민담이 대부분 ‘단일 갈등과 그 해결’의 단일삽화로 이루어진 단순민담이기 때문에 레비 스트로스의 신화적 분석표에서 볼 수 있는 지리적 계층․우주적 계층․사회적 계층․경제-기술적 계층 등 일련의 개념체계를 추출하기는 매우 어렵다>41)는 점을 지적하고 있는데 이러한 어려움은 현대소설이나 현대시의 경우 더욱 강화될 것이라고 예상할 수 있기 때문이다.

우리는 레비 스트로스와 야콥슨이 시도한 보들레르의 시 ꡔ고양이들ꡕ에 대한 분석의 결과에 대해 알고 있다. 즉 이들은 한편으로는 종래의 관습적인 분석에서 벗어나 과학적 실증주의로 향하는 구조주의의 독창적인 방법을 보여줌과 동시에 구조분석의 문제점을 드러내고 있다. <시의 문법적 분석은 우리에게 시의 문법이 주는 것 이상을 줄 수는 없다>는 리파테르의 비판42)은 그 가장 대표적인 경우에 속한다. 이를 통해 짐작해볼 수 있는 무엇보다도 중요한 문제점들 가운데 하나는 텍스트에 대한 구조분석이 이른바 정태적인 구조분석의 차원에 머무르게 되었다는 점이다. 예컨대 다음과 같은 지적에도 불구하고 활발한 의미작용을 일으키는 <차이의 유희>로서 텍스트의 구조에 대해서는 별 다른 주목을 할 수 없게 된다:

말하자면 일체의 모든 것은 <차이의 놀이>에 의해서 그 의미를 획득하게 된다는 것이다. 이러한 관점에서 본다면 언어로 구성된 문학 작품의 분석과 그 의미의 산출은 작품 내의 관련망을 통한, 이른바 <차이의 놀이>를 인식할 때에 제대로 이루어질 수 있다. 결국 무수한 관련망의 타래로 이루어져, 마치 헝클어진 것처럼 보이는 작품의 결(texture) 속에서 우리는 무엇보다도 관계의 회로를 찾아야 할 것이고 그래야만 비로소 그 작품들은 소생하여 활발한 의미작용을 일으킬 것이다.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