김대중정부 대북정책의 목표와 방향

김대중정부는 과거정부와는 다르게 일관된 대북포용정책에 의거한 대북정책을 시행해 오고 있다. 햇볕정책으로 통칭되고 있는 현정부의 대북정책은 북한에 대한 김대중정부의 인식에 근거한 것이라고 하겠다. 북한의 미래를 진단하는 인식체계는 크게 변화론과 붕괴론으로 대별할 수 있다. 김대통령은 붕괴론적인 시각보다는 변화론적인 시각이 보다 현실적이라고 판단하고 있다. 그 근거로써 우리사회가 그동안 김일성이 사망하면 북한은 붕괴와 동시에 소멸하게 되고 바로 통일이 온다는 난관론에 집착해 왔지만 그러나 정반대의 현실에 직면하고 있다는 사실을 들고 있다. 대북정책을 수립하는데 있어서 북한을 어떻게 보는가의 문제, 즉 북한의 현실과 장래에 대한 판단이 필요하며 이는 또한 대북정책을 이해하는데도 중요한 요소임에는 틀림이 없다고 하겠다.
현정부가 북한을 보는 시각은 대체로 4가지로 요약할 수 있는데 첫째, 북한체제가 이미 실패했고 변화없이는 회생이 불가능할 뿐만 아니라 현 체제가 오래 지속될 수는 없다고 보고 있다. 둘째, 북한체제는 실패한 체제이고 어려움에 직면해 있지만 북한이 조만간 붕괴할 가능성이 희박하다고 보고 있다. 셋째, 북한은 붕괴되지는 않겠지만 변화할 수밖에 없는 상황에 처해 있으며 이미 변화가 시작되고 있다는 점이다. 넷째, 정부가 북한을 보는 또 하나의 중요한 시각은 이러한 긍정적인 변화에도 불구하고 북한이 근본적인 체제개혁을 할 때까지는 대남혁명전략과 군사노선을 포기할 가능성이 매우 적다는 점이다. 그리고 대북포용정책 결정의 또 다른 근거로써 현 북한체제는 변화할 수밖에 없다는 판단하에 현정부는 대북포용정책을 시행하고 있다. 북한이 정치?이데올로기적으로는 기존의 주체사상과 북한식 사회주의를 고수하고 있으나 경제?외교면에서는 실용적인 노선을 추진하고 있다고 판단하면서 북한도 결국 중국처럼 체제변화의 전환과정을 밟을 것이라는 예측을 지적할 수 있다.
김대통령은 이러한 낙관적인 인식하에서 북한체제의 급격한 붕괴보다는 북한체제 스스로가 시장경제와 민주화를 수용함으로서 겪게 될 점진적 변화가 통일후유증을 최소화시키면서 우리의 평화적 통일목표의 달성에 유리할 것으로 판단하고 있다.

김대중정부는 평화?화해?협력의 실현을 통한 남북한관계개선을 대북정책의 목표로 설정하고 있다. 현 단계에서 당장 통일을 이룩하는데 주력하기보다는 평화정착을 통해 남북한간의 평화공존을 실현하는 것이 시급하다는 인식하에 평화정착의 기반위에서 남북한간에 화해를 도모하고 협력을 추진해 나간다는 것이다. 현 정부가 출범한 직후인 1998년 3월 17일 통일부장관이 금년도 통일정책과제를 김대중대통령에게 보고한 내용 역시 과거 정권보다는 유화적이고 유연한 내용으로 되어 있다. 이 자리에서 보고된 내용은 다음과 같다. 국민의 정부 대북정책의 골간은 북한을 자극하지 않고 남북한간에 불필요한 긴장을 피하겠다는 입장에서 출발하고 있으며, 남북한관계를 적대관계가 아닌 공생관계로 설정하여 평화공존, 평화교류, 평화통일을 대북정책의 기조로 삼고 있다. 정부는 특히 남북한 관계개선의 관건인 남북기본합의서 체제를 복원시킨다는 기본방침아래 제반 실무조치를 하나씩 추진해 나갈 것임을 분명히 하고 있다. 이를 위해서 특사교환을 이미 제의한 바 있으며 필요시에는 남북정상회담을 추진할 용의가 있다는 점을 내외에 밝힌바 있다. 이와 아울러 정경분리원칙에 따르는 남북경협추진, 민족동질성회복을 위한 사회?문화교류협력의 활성화에 필요한 제반 정책도 추진하겠다는 것이다.
이같이 평화공존과 평화교류의 우선 실현에 초점을 맞추고 있는 현정부 대북정책을 흔히들 햇볕정책 또는 대북포용정책으로 정의하고 있다. 그런데 현정부의 포용정책은 통일을 급선무로 여겨 북한체제의 붕괴에 따른 흡수통일을 사실상 가정한 이전 정부의 포용정책과는 구별된다. 이렇게 볼 때 김대중정부의 대북정책은 이전의 정부와는 매우 차별성을 지니고 있다고 하겠다. 통일관념에서 벗어나 평화라는 목표에 보다 큰 목표를 두고 대북정책을 추구하고 있다고 하겠다. 즉 한반도에 평화가 보장되지 않은 상태에서 통일을 거론하는 것은 의미가 없으며 평화공존없는 통일은 있을 수 없기 때문인 것이다. 이렇게 볼 때 김대중정부의 대북정책의 목표가 지니는 의미는 첫째, 남북분단의 현실을 평화적으로 관리하려는 것이고 둘째로 북한으로 하여금 두려움없이 변화할 수 있도록 여건을 조성해주려는 것이다라는 의미를 지닌다고 하겠다.
이러한 대북정책의 목표와 더불어 김대중정부는 대북정책 3대원칙을 강조하고 있는데 첫째, 북한의 어떠한 무력도발도 용납하지 않는다는 것이고 둘째, 그렇다고 우리가 북한을 해치거나 강제적으로 흡수통일하려 하지 않는다. 셋째, 화해?협력을 통해 남북한 평화공존을 이룩하고 남북기본합의서를 지켜나간다는 원칙을 제시하고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