유마와 수자타의 대화 김일수 유고집 고찰

이 책은 동명의 다음카페 ‘유마와 수자타의 대화’에 카페지기인 김일수님이 올리신 글을, 김일수님 사후(死後)에 훌륭한 내용을 널리 알리고, 지은이를 기념하기 위해 여러 회원들이 힘을 모아 출간한 유고집이다. 카페에(http://cafe.daum.net/yumawasuzata)들어가면 책의 분량 관계로 인해 미처 싣지 못한 다른 대화 내용들과 김일수님의 다른 글들을 볼 수 있다.

지은이 유마님(김일수님)에 대해 간략하게 설명하자면, 3대 개신교 집안에서 장남으로 태어나, 모태신앙으로 시작된 기독교 신앙은 ‘오직예수’ 밖에 모르는 평범한 신앙으로 자라났지만, 친구를 따라 들어간 절에서 우연히 보게된 故 이기영 박사가 번역, 해석한 ‘대승기신론’은 유마님의 가치관을 송두리째 흔들어 놓았다.

‘대승기신론’을 읽고서는 내용의 오류를 찾아내고자 읽고 또 읽었으나, 오류를 찾아내지 못하고 오히려 자신이 가지고 있던 지식들이(종교적인 지식들이다) 쓸모없는 죽은 것들 이었음을 깨닫고, 그 인연으로 인해 결국에는 불교에 귀의하게 된다.

병으로 인해 젊은 나이에 돌아가신 점이 너무나 안타깝지만, 생전에 그가 남긴 글들은 카페 게시판에, 그리고 이 책으로 남아서 많은 이들에게 깨우침과 감동을 전해주기에, 그의 선한 작업(作業)은 다음 생에 더 큰 인연으로 다가 올것이다.

‘유마와 수자타의 대화’의 내용들은 부처님이 설파하신 법이 어떤 것인가 하는 물음에 대한 답변들과, 두려움으로 가득차서 이 세상을 살아가는 우리들에게 두려움에서 벗어나라는 깨달음을 유마와 수자타의 대화라는 형식을 빌어서 가르치고 있다.

부처님의 가르침과 그 중심을 관통하는 사상이 어렵게 느껴져서 가까이 하기에 부담이 되었던 일반인들에게 쉽고 재미있으며, 깊이있게 다가가는 내용들과 무엇보다도 절묘한 비유와 언어의 표현들은, 읽는 이의 정신을 다시한번 일깨워 줄 정도로 감탄사가 절로 나오는 내용들이다.

한편으로는 예수님께서 증거하시고, 전하신 사랑과는 하등의 관계도 없음이 분명한, 기독교인들의 맹목적인 교리에서 비롯되어진 한심하고, 무례하고, 독선적이고, 심지어 폭력적이기까지 한 우문(愚問)에 대한 현답(賢答)들은 이 책의 또다른 백미(白眉)이다.

여타 기독교인들이 보면 불쾌하겠지만 진정어린 자신들의 교리에 대한 반성을 하는데 있어서 아주 많은 도움이 될 것이다.(근본적으로 바뀔 것이라고는 기대하지 않지만.)

벼는 익을수록 고개를 숙이고, 賢子는 결코 시정잡배와 다툼하지 않는다고 하였던가, 유마님의 글 속에 나오는 그의 지혜와 표현들은 이 세상 어떤 잘난 글들보다도 뛰어나지만, 그의 글 속에는 한량없는 겸손이 자리잡고 있다. 그 한량없는 겸손이 나의 가슴을 답답하게 하고, 목이 메이게 하고, 눈시울이 뜨거워지게 한다.

‘유마와 수자타의 대화’ 는 물론이거니와 ‘편상(片想)’이라는 글은 세존사이트 운영자인 성법스님의 표현을 빌리자면, ‘그 글들의 깊이와 비유의 절묘함은, 기분내고, 흉내낸다고 나올수 있는 그런 글들이 결코 아니다’ 라는 것이다.

마지막으로, 아쉬운 점을 지적하자면, 책의 훌륭한 내용에 비해 책표지와 전체적인 디자인이 너무 초라하다는 것이다. 여러 회원들이 십시일반 힘을 모아 출간한 관계로 금전적인 어려움으로 인해 어쩔수 없다 하더라도, 전체적인 디자인과 앞 부분의 사진들은 너무 어울리지 않는듯하다. 재판을 발행하게 된다면 디자인의 획기적인 변화가 있기를 기대한다.